지금으로부터 8년 전 `수상구조로봇`에 관한 기사를 작성한 적 있다. 어뢰의 외형을 본 딴 만든 로봇디자인에 눈길이 갔다. 그런대 얼마 전 지상파 9시 뉴스에 이 로봇이 소개됐다. 마치 최근에 나온 것처럼 말이다.
 
여하튼 이 방송에 필을 받아서인지 이번엔 첨단 로봇이 개발되자마자 바로 무기화되는 현대전 양상과 군용 기술이 일상생활에 응용되는 사례를 알아보려고 한다. 자료는 `하이테크 전쟁`이란 책을 참고로 했다.
 
먼저 우리 생활에 곧 흡수될만한 첨단 무기는 어떤 게 있을까.

이건 어디까지나 필자의 상상이다. 
 
예컨대 전자기 펄스를 이용해 적의 지휘체계와 전자무기체계를 마비시키는 전자기탄(EMP)은 영화나 공연장에서 관람객들의 휴대폰을 울리지 않게 하는 용도로 적용해 볼만 하다고 생각했다.
 
또 적의 생포를 위해 밀리미터파 대역의 전자기파를 쏴 참을 수 없을 만큼 뜨거운 열기를 느끼게 해 적을 무력화시키는 무기는 자살방지용으로 개량돼 119구조대가 쓰지 않을까,
 
아울러 적이 설치해 놓은 기뢰가 함정이 접근해오는 것으로 착각하게 해 스스로 폭파되도록 하는 초전도 자석∙음향∙펄스 압력장치 등은 양식장에 해파리 때 접근을 막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상상을 해봤다. 
 

http://www.flickr.com/photos/jieddo/6690889905/



이어 첨단 로봇이 무기화되는 현대전 양상을 정리했다.
 
미국 펜타곤에 마련된 조종실. 20세 군인이 원격조종폭격기로 1만 2000킬로미터 떨어진 이라크 마을을 초토화시킨 뒤 퇴근 시간에 맞춰 가족과 즐거운 저녁시간을 보낸다. 실제 현실이다. 이라크 전에서는 육해공 로봇이 전부 동원됐다. 지뢰제거용, 무인차량, 자동요격무기 등의 지상로봇 22종과 무인정찰기, 폭격기 등 항공로봇 10여 종, 기뢰 제거 및 연안 정찰용 해상로봇 200여 대가 실전에 쓰였다고 한다.
 
그러면 살상로봇, 무인로봇이 과연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지를 심각하게 되묻게 된다. 더군다나 이런 살상 로봇 생산에 민간기업이 중심이 있다는 것도 심각성을 더한다. 미국 로봇무기 기술은 테러와 함께 급성장했다. 911사태가 대표적이다. 또 외부에선 국제 분쟁에 효율적으로 개입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적 선택에 따른 점도 있다.


http://www.flickr.com/photos/st3f4n/3405287118/


 
가장 흥미로운 점은 `결정권을 전적으로 로봇에게 맡길 것인가 아니면 인간이 그대로 유지할 것인가`이다. 완전하지 못한 로봇 판단력을 믿을 수 없지 않나. 예컨대 로봇이 소프트웨어 문제로 여객기를 전투기로 오인 해 공격하는 불상사가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1988년 제1차 이라크전에서 미국 이지스함의 자동 레이더시스템이 민간 이란여객기를 적 전투기로 오인해 격추한 사건이 발생했다. 66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290명 승객 모두 사망했다. 하지만 급박한 실전 상황에서는 인간이 로봇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는 현실적 한계도 존재한다. 그러면 묻게 된다. 인간의 자율성을 로봇에게 어느 정도 할당하는 게 좋을까.
 
2010년 제작된 미국TV드라마 `카프리카`에선 군사로봇을 만드는 회사간의 이권경쟁이 배경이 된다. 국가는 경쟁입찰을 통해서 살상로봇을 공급받는다. 군사로봇을 만드는 건 어디까지나 민간기업에 할당된 고수익 사업이다. 이 TV드라마의 사건은 민간이 주도하는 로봇설계에 테러분자들이 어렵지 않게 접근하면서 문제발단이 된다는 시나리오다.



이 문제는 단지 영화 속 얘기만은 아닌 것 같다.
 
현실에선 군대만이 아니라 사설 용병업체, 테러리스트들은 군용로봇을 사거나 임대해 쓰고 있다. 이슬람 무장단체까지 무인항공기로 이스라엘 민간지역을 폭격한다. 로봇 상당수가 공개 무기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돈만 있으면 첨단 로봇 무기를 구매 혹은 임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로봇 신무기가 비밀기지가 아니라 평범한 대학연구소나 일반 기업, 심지어 개인의 창고에서도 공개적으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은 무척 염려되는 부분이다.
 
예컨대 로봇청소기 `룸바`를 만든 아이로봇 사는 MIT공대 출신 공학자 동기들이 집에서 만든 회사였다. 하지만 폭발물 해체용 로봇인 `팩봇`으로 불과 몇 년 만에 6억 달러가 넘는 주식가치를 가진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군용화 가능한 기술은 미국 국방고등연구기획청 등과 같은 군 기관에서 지원하고 있다. 로봇 무기 예산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지상로봇 예산은 매년 2배씩, 무인항공기 예산은 매년 23%씩 늘어나고 있다. `국가방위허가법`을 제정한 미국 의회는 2010년까지 모든 군용 항공기의 3분의 1을 무인시스템으로 교체했으며, 2015년까지 지상차량의 3분의 1을 무인시스템화 할 계획이다.
 
로봇전투로 사람들은 서서히 전쟁에 대한 참혹함에서 덜 민감해진다. 참전의 의미가 달라지는 것이다. 옛날 같았으면 가족끼리 눈물의 작별을 고하며, 살아 돌아오기만을 학수고대 했을 것인데, 지금은 어떤가? 원격조종실로 출근해서 컴퓨터 스크린을 보고, 마우스를 드래그해 요격지점을 격추시킨 후 저녁엔 퇴근해서 가족들과 단란한 시간을 보낸다.
 
유년시절부터 비디오게임에 익숙한 젊은 병사들은 키보드와 조이스틱으로 무인 로봇이나 항공기를 조종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http://www.flickr.com/photos/dolkin/7400510496/


 
로봇 조종 군인의 연령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동시에 전쟁의 실상을 게임 같은 가상세계와 동일시 하므로 구분 능력이 떨어지는 게 문제다.
 
전투경험이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 로봇병사 대리전으로 21세기 전쟁이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그러므로 지휘 및 통제방식이 이전과는 달라져야만 한다.
 
무엇보다 `원격 로봇 전쟁`이 가능해지면서 군인 인명 희생이 적어지는 이점을 이용, 과거 어느 때보다 전쟁이 쉽게 벌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 없다.




이데일리TV 류준영기자
이데일리TV의 디지털쇼룸 담당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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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KG가족이야기

날짜

2012.07.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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