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에 해당하는글 22

지난 편에서 숫자 속에 길이 있다고 했다.
 
맞다. CEO에게 숫자는 생명과 같다.
CEO는 숫자에 대한 감각을 익혀야 하고,
숫자에 관한한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
그런 점에서 재무제표 꼼꼼히 보지 않는 것은 CEO의 직무유기이다.

 

http://www.flickr.com/photos/teegardin/6093690339/


그러나 그렇다고 무작정 꼼꼼히 챙겨보기만 하면 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CEO들이 빠지기 쉬운 숫자의 함정이 있다.
 
그것은 바로 숫자를 숫자로만 보는 함정이다.
숫자는 상징일 뿐, 본질이 아니다.
숫자는 그저 숫자일 뿐이다.
 
숫자는 본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매출액이 늘었네? 영업이익은 감소했구먼."
이렇게 숫자를 숫자로만 보면 아무런 소득이 없다.
 
우리가 숫자를 보는 이유는 잘못된 부분을 찾고 더 잘하기 위해서이다.
왜 이런 숫자가 나왔는지,
잘한 것은 무엇이고, 반성할 점은 무엇인가 따져봐야 의미가 있다.
 
그것을 하지 않고 숫자만 뽑으라고 하는 것은
직원을 공연히 괴롭히는 일이고, 에너지 낭비다.

 
숫자가 필요한 것은 등대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이다.
암초에 부딪히지 않고 더 빠른 속도로 안전한 항해를 위해 필요한 것이 숫자이다.
 
따라서 숫자는 정확하고 정직해야 한다.
 
자기에게 유리한 숫자만 제시하고, 불리한 숫자는 감추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숫자의 오류는 잘못된 의사 결정으로 이어져 치명적인 손실을 불러올 수 있다.


http://www.flickr.com/photos/safari_vacation/7308134400/


 
또한 숫자에 매몰되어선 안 된다.
 
숫자가 다는 아니다.
숫자는 도구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가치는 숫자로 표현되지 않는다.
숫자는 막연함과 추상성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이점도 있지만,
이러한 계량화는 숫자라는 틀에 생각을 가두기도 한다.
 
그러므로 숫자로 판단할 수 있는 것보다
그렇지 않은 것도 많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숫자를 맹신하는 것도 금물이다.
 
숫자가 늘 진실한 것만은 아니다.
항상 객관적인 것도 아니다.
통계수치는 만드는 사람의 의도나 목적에 따라 얼마든지 악용될 수 있다.

 

나아가 숫자놀음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양적으로 늘었지만 질적으로 나빠지는 경우,
조삼모사와 같은 숫자놀음의 폐해는 의외로 많다.

 
아울러 숫자를 시계열로 보는 노력도 필요하다.
 
숫자의 변화를 읽다 보면 미래를 보는 통찰력과 혜안도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KG가족 회장 곽재선
KG케미칼, KG 옐로우캡, KG ETS, KG제로인,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이데일리가 가족사로 있습니다. 존경받는 기업, 자랑스러운 회사를 만들고자 합니다.

 
 


COMMENT : 4 TRACKBACK : 0

  • 김태호 2012.07.05 09:40 신고

    회장님 말씀대로 숫자는 피도 눈물도 없이 차갑다는 면과 함께
    냉철하고 객관적이라는 면도 있는, 양면성이 있지요.

  • 브로콜리 2012.07.05 11:10 신고

    숫자는 도구일뿐 그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우리는 그 숫자를 위해 얼마나 목 매고 살고 있는가.
    1등이 되어야 하고, 금메달을 따야 하고, 최고가 되어야 하고...

    오늘 사는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보는 시간이 됐다.
    숫자의 노예가 아니라 주인이 되고 싶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말씀 고맙습니다.
      런던 올림픽에서 금에달을 따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선수들에게 화이팅을 보냅니다^^;

날짜

2012.07.05 09:00


무협소설이나 중국 영화를 보면 ‘축지법’이란 게 나온다.

같은 거리를 몇 배 빠르게 이동하는 술법이다.


나는 시간에도 단축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축시법’이라고 해야 하나?

 

http://www.flickr.com/photos/tonivc/2283676770/


시간을 일곱 배 아껴서 사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먼저, 상황을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A라는 사람이 B를 만나 목적한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고,

다시 만나 협의할 날짜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아쉬운 쪽은 A)

우선, 나쁜 예 (A가 시간의 이니셔티브를 쥐지 못하는 경우)이다.

A : 그럼 언제 다시 만나 협의할까요?

B : 일주일 후에 보지요.

A : 그럼 오늘이 수요일이니까 다음 주 수요일에 찾아뵙겠습니다.

 

다음은 좋은 예(A가 시간의 이니셔티브를 가지는 경우)이다.

A : 내일 다시 만나 얘기를 나누시지요.

B : 내일은 바빠서 어려운데...

A : 내일 잠깐이라도 좋으니, 빈 시간을 말씀해 주시면 그때 맞춰 찾아뵙겠습니다.

B(난처해하며) : 내일은 정말 어렵고요. 정 그러시다면 모레 봅시다.

A : 감사합니다. 모레 만나 얘기하시지요.

 
나쁜 예와 좋은 예의 차이는 무엇인가?

가장 큰 차이는 주도권을 누가 갖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http://www.flickr.com/photos/lidocaineus/5816913724/


나쁜 예에서는 A가 “언제 다시 만날까?”를 물어봄으로써

날짜 결정권을 B가 쥐게 되었다.

 

바둑으로 치면 선수를 B에게 빼앗긴 것이다.

그에 반해 좋은 예에서는 A가 먼저 ‘내일’이란 날짜를 던짐으로써 

날짜 결정에 있어 우월한 위치를 선점하였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됐는가?

나쁜 예에 비해 좋은 예의 A는 거의 일주일의 시간을 번 것이다.

그에 따라 일의 처리 속도가 일곱 배 빨라지는 결과가 되었다.

http://www.flickr.com/photos/needoptic/4508673239/




우리가 무엇인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경우에 있어,

시간 약속을 정할 때 상대의 처분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날짜를 최대한 앞당겨 촉박하게 제안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결정권을 상대에게 넘겨주면 

내일이 내주가 되고, 다음 주가 다음 달로 넘어가기 십상이다.

 

상대는 아쉬울 게 없고, 

머리 아픈 결정은 최대한 미루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이 똑같이 주어진다.

그러나 시간을 얼마나 가치 있게 쓰느냐에 따라 

어떤 사람에게는 24시간이 50시간만큼의 가치를 갖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10시간에 불과한 가치로 쓰기도 한다.

 

나에게 남은 시간을 나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 시간이 얼마가 됐든 내게 주어진 시간을 가치 있게 쓰고 싶다.


그래서 내가 갖고 있는 시간 동안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좋은 흔적을 남기고 싶다. 




 

KG가족 회장 곽재선
KG케미칼, KG 옐로우캡, KG ETS, KG제로인,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이데일리가 가족사로 있습니다. 존경받는 기업, 자랑스러운 회사를 만들고자 합니다.

 
 


COMMENT : 10 TRACKBACK : 0

  • 김도현 2012.05.29 12:12 신고

    사소한 곳에 중요한 비밀이 숨겨져 있었네요.
    한 수 잘 배웠습니다.

  • 이 대목... 2012.05.29 14:24 신고

    나에게 남은 시간을 나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 시간이 얼마가 됐든 내게 주어진 시간을 가치 있게 쓰고 싶다.

    그래서 내가 갖고 있는 시간 동안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좋은 흔적을 남기고 싶다.

  • 노랑풍선 2012.05.29 16:36 신고

    기업경영뿐 아니라 인생을 사는 데도 도움이 되는 말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스포팅 할게요!

  • 나는나 2012.05.29 16:53 신고

    나에게 남은 시간을 나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 시간이 얼마가 됐든 내게 주어진 시간을 가치 있게 쓰고 싶다.


    참 좋은 말입니다.
    가슴에 묻고 살아갈게요!

  • 팡고팡고 2012.05.31 13:57 신고

    인생을 살아가면서 새겨듣고
    지첨서로 삼을 만한 좋은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날짜

2012.05.29 08:30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