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에 ‘궁즉통(窮則通)’이란 말이 나온다.
궁(窮)하면 변(變)하고, 변(變)하면 통(通)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을 이루기(通) 위해서는 궁(窮)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궁(窮)’의 의미는 무엇일까?
나는 ‘간절함’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간절함의 차이다.
간절함은 성공의 씨앗이고, 기적을 이루는 원천이다.
 
그러면 간절함이란 무엇인가?
특히 일을 하는데 있어 간절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첫째, 간절한 마음으로 일을 하는 사람은 일을 뒤로 미루지 않는다.
지금 당장 한다. 그것도 신속하게 한다.
 
나중으로 미뤄두는 일은 간절한 일이 아니다.
간절한 일은 내일이 있을 수 없다.
 
둘째, 간절하면 뒤로 물러서지 않는다.
물러설 데가 있는 일은 간절한 일이 아니다.


http://www.flickr.com/photos/jdlasica/5544703604/


 
타고 온 배를 가라앉히고 사용하던 솥을 깨뜨리는(破釜沈舟)
불퇴전의 각오를 필요로 하는 일이 간절한 일이다.
 
셋째, 간절하게 일을 하는 사람은 그 일을 자기 일로 생각한다.
남의 일로 생각하면 절대 간절함이 생기지 않는다.
 
자기 일이어야 욕심이 생기고,
욕심이 생겨야 자기 안에 잠자고 있는 잠재역량까지 끄집어낼 수 있다.
 
넷째, 간절하면 변화하려고 한다.
현실에 안주하려고 하는 것은 간절하지 않은 것이다.
 

다섯째, 간절하면 몰입한다.
결코 건성으로 대충하지 않는다.
궁금해 하고 골똘히 파고든다.
 
하루 온종일 생각하고, 자면서도 고민한다.
간절하게 고민하면 하룻밤에도 검은 머리가 백발이 된다.


http://www.flickr.com/photos/chrisbrucken/5173401680/


 
여섯째, 간절함으로 일을 하면 남을 감동시킨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고,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그리하여 일곱째, 간절한 일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일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그만큼 간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우가 토끼를 쫓았지만 잡지 못했다면 이 또한 간절함의 차이이다.
여우는 한 끼의 식사를 위해 뛰었지만, 토끼는 살기 위해 뛰었기 때문이다.



KG가족 회장 곽재선
KG케미칼, KG 옐로우캡, KG ETS, KG제로인,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이데일리가 가족사로 있습니다. 존경받는 기업, 자랑스러운 회사를 만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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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멜랑꼴리 2012.08.09 13:45 신고

    참으로 맞는 말씀입니다.
    요즘 올림픽을 보면서 글을 보니 더 마음에 와닿습니다.
    유도선수가 그랬던가요?
    죽기살기로 해더니 은메달,
    죽으려고 작정했더니 금메달을 땄다고...
    이것도간절함의 차이 아닌가 싶습니다.
    곽회장님의 글 잘 읽고 갑니다.

  • 올레 2012.08.09 15:53 신고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간절함이 없다면,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도,
    목표에 다다르기 힘들겁니다.
    그런 면에서 20년이 넘게 직장생활을 해오고 있는 내가
    '이런 간절함을 갖고 일한적이 있는가'
    생각해보는 좋은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 저도 간절함을 가지고 일한다고 생각하는데
      쉽지 않네요^^;

      감사합니다.

날짜

2012.08.08 09:00


아래 세 가지 이야기는 어느 한 단어와 관련이 있다.

어느 단어와 관련이 있는 것일까?


 

이야기① 코닥

카메라와 필름의 대명사인 코닥이 파산신청을 했다.

코닥을 침몰시킨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은 디지털카메라였다.

 

http://www.flickr.com/photos/ecos/2540141608/



하지만 디지털카메라는 1975년, 코닥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그러나 코닥은 이를 상용화하지 않고 묻어뒀다.

 

코닥은 스스로를 필름 만드는 것이 본업이라 생각했고,

디지털카메라가 그 본업을 무너뜨릴 위험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야기② 철도회사 엠트랙

19세기 중반에 생긴 미국의 철도회사 앰트랙(Amtrak)은

스스로의 미션을 “철도라는 운송수단의 제공”이라고 정해놓았다.

그리고 비행기 여행이 일반화되기 시작한 1960년대부터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http://www.flickr.com/photos/mark242/4939077/


 

앰트랙이 “빠르고 편안한 운송수단의 제공”을 미션으로 삼았으면

그들의 미래가 어떻게 바뀌었을까?


 

이야기③ 코끼리

코끼리를 어릴 적부터 쇠사슬에 묶어놓았다.

처음에는 거기서 벗어나 보려고 발버둥친다.

그러나 힘에 부쳐 성공하지 못한다.

 

그런 코끼리가 어른이 되어 쇠사슬을 끓을만한 힘이 충분히 생겼다.

그러나 과거의 기억 때문에 아예 시도조차 않는다.


 

위의 세 가지 이야기의 공통점은 스스로를 ‘규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규정’에 얽매여 스스로를 작은 틀 안에 가두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자주 본다.

“나는 이공계 출신 엔지니어여서 영업은 잘 못한다.”

“나는 인사총무 쪽 담당임원이므로 생산 쪽은 관여하지 않는다.”

 

즉 '나는 ∼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규정하고,

그 규정에 스스로를 가두는 사람이 있다.

 

이런 경우, 족쇄가 씌워져 있으니 발전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http://www.flickr.com/photos/rbos/1470224762/


 

이것은 회사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을 하는 회사니까.”,

혹은 “우리 회사는 ∼을 잘 하니까.” 하면서

∼만 붙들고 있는 회사가 있다.

 

그러나 ∼에 얽매여 있는 것은 쇠락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왜? 세상은 변화하니까.

 

아는 것만 시도하고, 잘하는 것만 도전하면 제자리에 서 있는 것이고,

제 자리에 서 있는 것은 흐르는 변화 물결에 후퇴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무모하리만큼 새로운 시도를 하고,

끊임없이 변화해야 살아남는 시대이다.

 

이런 시대에 스스로를 ∼이라 규정하고 묶어놓는 것은

정말 바보 같은 일이다.




KG가족 회장 곽재선
KG케미칼, KG 옐로우캡, KG ETS, KG제로인,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이데일리가 가족사로 있습니다. 존경받는 기업, 자랑스러운 회사를 만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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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레7코스 2012.08.06 10:23 신고

    '나는 ∼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규정하고,

    그 규정에 스스로를 가두는 사람이 있다.

    이런 경우, 족쇄가 씌워져 있으니 발전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예문도 재밌고, 말씀도 솔깃하고
    오늘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항상 챙겨서 읽는 블로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건승하십시오.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항상 챙겨봐주신다고하니 더 열심히 해야겠네요^^;

  • 에스프레소 2012.08.06 11:29 신고

    옳은 말씀입니다.

    지금까지 지레 짐작해 내 자신을 옥죄는 일이 얼마나 많았던가,
    다시금 생각해보게끔 하는 글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제 자신도 항상 돌아보게 되는 경영이야기인것 같습니다.

      언제든지 들러주세요~~~

  • Yoon 2013.05.22 12:48 신고

    좋은 말씀입니다. 요새 초심을 잃어서 제 자신이 한심했는데 다시 되돌아보게 되네요. 발전이 없는 삶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날짜

2012.08.06 09:00


전편에서 얘기했듯이, 창조성은 한 마디로 머리를 쥐어짜야 나온다.



http://www.flickr.com/photos/83665349@N00/5261561124/



이를 위해 첫째, 시간이 투입되어야 한다.
'시간'이란 재료 없이 만들어지는 창조물은 없다.
천재적 예술가의 창조적인 그림도 수많은 시간과 습작의 결과물이듯이,
창조적이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을 만나 얘기를 듣고, 글과 자료를 읽고,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그러니 게으른 사람은 창조적일 수 없다.
 
둘째는 집중하고 전력투구해야 한다.

파고들지 않으면 창조적 아이디어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일주일에 하나 혹은 한 달에 하나,
목표를 정해놓고 그 하나의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
개콘 출연진들이 매주 한 가지의 소재를 찾아내기 위해 골몰하듯이.
 
셋째, 혼자하려고 할 필요 없다.

창의적인 성취 대부분은 사람과 사람 간의 상호작용의 결과인 경우가 더 많다.
회의를 하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이 뒤엉키고, 아이디어를 서로 치고받으면서
생각이 발전하고 창조력이 키워진다.
보고하는 사람 따로, 보고 받는 사람 따로 이면 발전이 있을 수 없다.


http://www.flickr.com/photos/flandersdc/3042700131/



 
넷째, 일을 숙제로 생각하면 창조성은 나오지 않는다.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어떤 결과를 원하며,
또 그 결과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생각하면서
일을 해야 창조적 아이디어가 나온다.
 
다섯째, 허무맹랑한 시도라도 주저 말고 해봐야 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잠자고 있던 생각의 근육이 깨어난다.
그렇지 않으면 새로운 것을 생각하는 근육이 노쇠해져 쓸모없게 된다.
개콘의 대부분 코너들도 처음에는 허무맹랑했던 것이었다.
 
여섯째, 지금 하고 있는 것 말고 다른 것을 봐야 한다.

그리고 다른 것과 합해서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해봐야 한다.
누구나 ‘이것은 나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라고 생각한 것도,
곰곰이 따져보면 누군가에게 듣거나 대화한 내용이 합해져서 만들어진 것일 경우가 훨씬 많다.
 
애플이나 구글이 만든 모든 것도 이전에 없던 것을 만든 게 아니다.
있던 것을 변형하고 결합해서 만든 것이다.
 
일곱째, 진정한 창조는 실행에 옮겼을 때 완성된다.
창조는 아이디어 그 자체는 아니다.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깊숙이 조사하고 계획서를 세워
주변 사람들을 설득해서 실행에 옮겼을 때 창조는 완성된다.
 
즉, 문제를 해결하거나, 개선하거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 결과물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전까지는 공상이나 상상에 불과하다.
 
여덟째, 창조성은 조직적으로 발전시켜줘야 한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언젠가는 조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따라서 개인에 의존하면 축적이 일어나질 않는다.
 
조직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발전하려면 그것을 담을 수 있는 틀을 만들어놓아야 한다.
제안제도나 아이디어 전문조직 같은 것 말이다.
그래야 창조적인 분위기가 유지되고, 창조성이 조직의 자산으로 쌓여나간다.


KG가족 회장 곽재선
KG케미칼, KG 옐로우캡, KG ETS, KG제로인,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이데일리가 가족사로 있습니다. 존경받는 기업, 자랑스러운 회사를 만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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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멜랑꼴리 2012.07.25 16:51 신고

    허무맹랑한 시도, 지금 하고 일 말고 다른 데를 쳐다보는 것 모두
    조직에서 허용을 해줘야 가능한 일이지요.
    결국 창조적으로 일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건 CEO의 몫이 큰 것 같습니다.


    • 넵, 창의적인 조직 문화는 CEO가 많이 작용하죠.
      애플도 그렇고, 구글도 그렇고요^^;

  • 아스파라거스 2012.07.30 11:13 신고

    일을 숙제로 생각하면 창조성은 나오지 않는다.
    허무맹랑한 시도라도 주저 말고 해봐야 한다.

    그 많은 글귀 중에서도 마음에 팍 박히는 말이네요.
    나는 일을 억지로 해야할 숙제로 알며 해온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허무맹랑하다고 지레 판단해 주저앉은 일은 얼마나 많은지,
    많이 생각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됐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내 일이라고 생각하며 꾸준히 몰두하다보면 되는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 장수팥빙수 2012.07.30 13:03 신고

    늘 눈팅만 하다가 이렇게 몇 자 적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회사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뿐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면서도 새겨봐야 할 유용한 글입니다.
    특히 우리 회사 윗분들이 보시면 더욱 좋을 것 같네요. ㅋ

  • 지은수 2013.01.16 21:11 신고

    정말 좋은 말이네요. 창업을 잠깐 하면서 느꼇던 것들이네요.
    창의적인 생각을 많이하려고 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던게 흥미와 관심사 위주가 아닌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숙제처럼 하려다 보니 너무 더뎠던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말은 "실행"이네요. 아무리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실행하지 않으면 무의미 하니까요.


    • 말씀 감사합니다.
      실행이 제일 먼저라는 말은 저도 항상 느끼는 바입니다^^;

날짜

2012.07.25 09:00


개그콘서트(이하 개콘)란 프로그램이 있다.

시청률이 높을 때는 30%를 넘나들으니 가히 국민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나도 개콘의 열렬한 팬이다.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

재미가 있어서? 젊은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물론 그런 이유도 있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출연진들의 진지함과 열정 때문이다.

 

개콘은 철저한 경쟁체제라고 한다.

매주 담당 PD에게 검사를 받는다.

 

http://www.flickr.com/photos/gnome673/91541635/



재미가 없으면 고정 코너도 결방이 된다.

연이어 재미가 없으면 아예 코너 자체가 문을 닫는다.

 

이에 반해 재미만 있으면 언제라도 채택이 된다.

하루아침에 유행어가 만들어지고, CF스타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 뒤에 얼마나 많은 고뇌가 숨어 있겠는가?

이미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보는 것은 잠깐의 웃음과 재밋거리지만,

그것이 만들어지기까지는 불면의 노력과 뼈를 깎는 창조의 과정이 필요하다.

 

나는 창조적 아이디어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창조력은 결코 순간적으로 번뜩이며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죽을 힘을 다해 몰입해야 나오는 것이 창조력이다.

그것은 영감이나 직관과는 다르다.

‘열정’과 ‘고민’의 산물이며,

뭔가를 개선하고 바꿔보려는 문제의식의 결과물이다.

 

또한, 창조적 아이디어는 아이큐와도 관련이 없다.

나는 개콘 출연진들이 모두 천재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피나는 노력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http://www.flickr.com/photos/beef_taco_supreme/2966265328/




 

그렇다면 이러한 창조력을 키우는 방법은 무엇일까?

다음 편에서 내 생각을 얘기해 보려고 한다.



KG가족 회장 곽재선
KG케미칼, KG 옐로우캡, KG ETS, KG제로인,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이데일리가 가족사로 있습니다. 존경받는 기업, 자랑스러운 회사를 만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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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드리 2012.07.23 18:28 신고

    죽을 힘을 다해 몰입해야 나오는 것이
    창조력이다.

    개콘을 보면서 웃기면 그저 웃기만 할뿐,
    그 짧은 시간을 위해 피나게 노력하는 이들의 노력은 보지 않는 게 우리들이죠.
    무대 위의 3분을 위해 30시간을 쪼개 쓰는 그들의 노고가
    더욱 크게 느껴지는 날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오드리님 감사합니다.
      개콘을 보며 피나게 노력하는 개그맨들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는데 여기서 또 배울게 있다는 점이 대단하죠?

  • 블루베리 2012.07.23 18:30 신고

    저도 개콘의 열렬한 애청잡니다.
    회장님도 그러신가 봐요?

    개콘 희극인들이여 파이팅!!
    전 요즘, 뚱띵이 부자가 넘 좋답니다.

    짜이요!

날짜

2012.07.23 08:30


‘사일로 현상(Silo Effect)’이라는 말이 있다.
 
곡식을 저장해두는 원통형 모양의 독립된 창고인 ‘사일로’에서 생긴 경영학 용어로,
기업에서 각 부서들이 사일로처럼 서로 담을 쌓고,
자기 부서의 이익만 추구하는 현상을 뜻한다.
 
이러한 사일로 현상(부서이기주의)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http://www.flickr.com/photos/ninjapotato/1130172117/



그리고 기업에서만 나타나는 현상도 아니다.
정치에서의 지역이기주의,
전문가 집단의 지역이기주의,
공직사회의 부처이기주의 등 우리 사회 곳곳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부서이기주의가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그것이 갈수록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데 있다.
 
이유는 있다.
 
첫째는 사업부제의 도입이다.
기업마다 책임경영을 강조하면서
각각의 사업부가 별도의 독립회사처럼 운영되는 사업부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둘째는 인센티브 제도의 활성화이다.
각 사업부가 자기 부서의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는 제도가 활성화되면서
자기 부서의 실적에만 매달리고

다른 부서나 회사 전체의 이익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부서이기주의는 제품 및 서비스의 개발부서와
이것을 판매하는 영업부서 간에 가장 심각하다.


영업부서는 “개발부서에서 협력을 신속하고
원활하게 해주지 않아서 영업하기 힘들다.”고 아우성이고,

개발부서는 “사람도 부족하고 시간도 없는데 영업에서
요구하는 게 너무 많다.”고 각을 세운다.


그러다 보니 ‘사내접대’란 말까지 나올 정도로,
영업부서가 개발부서에 술을 사줘야 일의 진행이
원활하다는 웃지 못할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http://www.flickr.com/photos/alphadesigner/1369455876/



그러면 이러한 부서이기주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먼저, 이 문제를 푸는 데 있어 잘못된 접근 방식 두 가지가 있다.

그 하나는 구성원들의 태도 변화를 통해서 문제를 풀어보려는 시도이다.

“상대에 대해 배려하라, 우리는 공동운명체다. 역지사지해봐라.” 등등으로 정심교육을 강화하고 멤버십 트레이닝 같은 행사를 통해 해결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그렇게 해서 풀릴 문제가 아니다.
 
다른 하나는 소통 강화이다.
부서 간에 소통을 강화하면 부서이기주의가 해결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너무 나이브한 생각이다.


물론, 이 두 가지 모두 안 하는 것 보다는 낫다.
하지만 이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http://www.flickr.com/photos/mottram/655720/



우선은, 부서 간에 쟁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서 그것을 풀어줘야 한다.

모든 것은 이해타산의 문제이다.
그것이 돈의 문제이건 일의 문제이건 말이다.
하지만 이런 쟁점 해결 방식은 일회적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갈등을 풀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한다.

공동 작업을 할 수밖에 없는 협업구조를 만들고,
내 밥그릇 남의 밥그릇이 따로 없는 이익분배 시스템을 갖춰줘야 한다.
 
그리고 조직 전체의 목표와 비전을 공유하도록 해야 한다.

1960년대 초반, 우주개발 경쟁에서 소련에 밀린
미국 항공우주국(NASA) 내부에서 책임을 다른 부서로 떠넘기는
사일로 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그런데 케네디 대통령이 “10년 안에 우리는 인간을 달에 보낼 것이다”는
확고한 목표를 심어줌으로써 협력을 이끌어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끝으로, 가치를 공유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해 같은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한 방향을 함께 바라보아야 한다.

그랬을 때, 남과 나, 내 부서와 다른 부서를 비교하며 시샘하는 마음을 ‘우리’라는 용광로에 녹여버리고, 남이 잘 돼야 나도 잘 될 수 있다는 ‘한 배 의식’으로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KG가족 회장 곽재선
KG케미칼, KG 옐로우캡, KG ETS, KG제로인,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이데일리가 가족사로 있습니다. 존경받는 기업, 자랑스러운 회사를 만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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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메리카노 2012.07.19 13:13 신고

    구성원들에게 확고한 비전을 심어주는 일,
    그것은 국가를 경영하고, 회사를 경영하는 일 외에
    작게는 가정을 이끌어가는 데 있어서도 필요한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정말 가슴에 남는 글이네요!
    언제나 주옥같은 글로 감명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포팅해 가도 되겠지요?

  • 블루베리 2012.07.19 14:37 신고

    '사일로'가 곡물을 저장하는 창고인 줄만 알았지,
    '사일로 현상'이란 말이 있는 줄 오늘 첨 알았습니다.

    참, 여러가지로 많은 걸 배우고, 느끼게 하는 글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김태호 2012.07.19 16:25 신고

    저는 가치관 공유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가치관 공유도 정말 중요합니다.
      구성원들의 이해도를 높이는 과정까지 말이죠^^;

날짜

2012.07.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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