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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번째 窓

 

"과정의 판단과 결과의 판단"

 

 질문 하나 던져 볼까요. 당신은 결과가 중요한 사람입니까, 아니면 과정이 중요한 사람입니까. 일처리에 어떤 과정을 거치든 결과가 좋으면 만족합니까. 반대로 결과는 신통치 않더라도 과정이 흡족하면 그걸로 만족합니까. 굳이 나눠보자면과정론결과론쯤 될 텐데요. 둘 중 어느 쪽에 손을 들겠습니까.

 

그런데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과정이냐 결과냐, 이 두 갈래 길 중 어디로 향할 건가를 자신이 선택할 수 있다고 믿는 거지요. 과연 그럴까요. 내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세상에는 이미과정이 중요한 일결과가 중요한 일이 따로 있기 때문이지요.

 

기업은 수많은 구성원이 하는 일로 돌아갑니다. 또 구성원은 그 일에 대해 평가를 받는 것으로 조직의 일원이 됩니다. 그런데 그 일이란 게 좀 묘합니다. 어떤 일이냐 혹은 누가 그 일을 컨트롤하느냐에 따라과정의 판단결과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 상사는 부하를 대할 때 마지막에 드러난 결과를 따집니다. 부하가 그 일을 하면서 얼마나 고생했는가 보다는 얼마나 성과를 냈는가를 챙깁니다. 하지만 부하는 상사를 볼 때 과정을 기억합니다. 일의 성공여부와는 별개로 진행과정에서 상사가 자신을 얼마나 독려했는가 또는 괴롭혔는가를 마음에 담아둔다는 거지요.

 

결국 과정론과 결과론, 두 가지를 구분하는 것은 그 일의 본질이나 목적입니다. 결과보다는 과정에서 본질이 부각되는 경우도 있고, 또 과정보다는 결과에서 목적이 선명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 어느 쪽에 손을 드는 것이 맞겠습니까.

 

그런데 둘 다 아닙니다. 어떤 일을 계획할 때 과정이 중요한지 결과가 중요한지를 먼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이 판단을 놓친다면 보나마나 한 결론이 나옵니다. 일은 열심히 하지만 뭔가 잘 안 풀리는되는 일 하나 없는사람이 되고 마는 겁니다.

 

어떤 학생이 시험을 앞두고 정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밤을 새워가며 수학공식을 외우고 예상문제를 풀었답니다. 그런데 시험장에 가서 시험지를 받으니 영어문제만 잔뜩 출제돼 있더랍니다. 결과는 뻔하지 않겠습니까. 출제자를 찾아가난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고 항변한들 통할 리가 없겠지요. 점수는 제대로 나오지 않을 것이고난 정말 되는 일 하나 없다만 외치게 될 겁니다.

 

우리의 역할은 늘 움직입니다. 조직에서 늘 부하로만 머물지 않습니다. 또 늘 상사인 것도 아니지요. 그러니 상사라면 부하입장에서 부하를 이해하고, 부하라면 상사입장에서 상사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상사라면 부하가 일하는 과정을 봐주길 원한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부하라면 상사가 그토록 결과만 외치는 이유를 알아야 하고요 서로 이렇듯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한다면 세상살이가 훨씬 편해지지 않을까요. 좀 덜 서운하고 좀 더 지혜롭게 처신할 수 있을 겁니다.

 

과정이 중요한 사람에게 결과만 따지려 들면 일할 맛이 나지 않겠지요. 결과를 중시하는 사람에게 과정 얘기를 아무리 해봐야 별 소득이 없습니다. 사실 그것이 역할의 본질입니다. ‘과정의 판단결과의 판단은 바로 그 역할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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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선의 窓

날짜

2018.11.06 11:06

여덟번째 窓

 

"삼세판은 간절함이다"

 

 가끔 내기를 하다 보면 이런 경우를 종종 봅니다. 두어 번 내리 진 쪽이삼세판이니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애원하는 모습 말입니다. 상대에 따라 애원이 먹힐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지만, 그와는 별개로 사람들은 삼세판을 그리 좋게 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첫판에 진 것은 실수라고 해도, 두 번째 판까지 진 것은 실력이 없어서고, 세 번째 판이라고 뭐 뾰족한 수가 나오겠는가 해서지요.

 

그런데 내가 생각하는삼세판은 좀 다릅니다. 첫 번째 판은 보고 듣고 느끼는 단계, 두 번째 판은 그 내용을 확인하는 단계, 그리고 앞의 두 판이 다 맞다는 전제 아래더 나은 것은 없나고민하는 단계가 세 번째 판이란 것입니다. 어떤 결정을 할 때, 더구나 그것이 대단히 중대한 결정이라면 세 번 정도는 생각해봐야 실수나 후회가 생기지 않을 거라는 뜻입니다.

 

사실 우리가 수시로 하는 의사결정은 첫 단계나 두 번째 단계까지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더 좋은 방법이 세 번째 단계에 남아 있을 수 있으니까요.

 

‘첫 번째 판은 주로 내가 보고 들은 것으로 결정합니다. 만약 여기서 상황을 종료한다면 참 무지하고 게으르다고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습니다. 더 알아보려고도, 더 생각하려고도 하지 않은 것이니까요. ‘두 번째 판은 보고 들은 내용이 맞는지 크로스체크하는 절차까진 갑니다. 그나마 좀 낫지요. 이제까지와는 다른 각도에서 사실확인을 해보는 것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돌아보면 과연 그 결정이 진짜 옳았는가 싶은 때가 있습니다. 설령 적절한 판단이었다고 해도그렇게밖에 못했을까’ ‘이런 방법도 있었는데할 수 있다는 거지요. 그것이 바로세 번째 판입니다. 세 번째 판은 고민이 따라야 하는 결정이란 말입니다. 두 번째 판에서 내린 결론을 뒤집을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합니다.

 

이런 경우라면 설명이 될까요. 진급을 놓친 한 직원이 억울한 마음에 회사를 때려치우기로 작정했습니다(첫 번째 판). 그 전에 진급에서 빠진 이유는 한번 알아봐야겠다 싶었습니다. 인사고과점수가 형편없더랍니다. 상사에게서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것이지요. 그래서 직원은 이직의 결심을 굳혔습니다(두 번째 판). 그런데 어느 순간 당장 그만두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표를 쓸 땐 쓰더라도 자신에 대한 상사의 판단을 바꿔보려는 노력은 한번쯤 해봐야 하지 않겠나 싶더라는 거지요. 직원은 이직을 잠시 보류하기로 합니다(세 번째 판)

 

보통 사람들은 두 번째 판에서 대부분의 판단을 종료합니다. 그래서 정작 세 번째 판은 뒤늦은 후회나 회한을 남기는 시간이 되기도 하지요. ‘그때 그 선택을 하지 않았더라면하고 말입니다.

만약 그 사람들이 인생에서 가장 신중하게세 번째 판단을 고려했다면 세상은 달라졌을 겁니다. 인간에게 가장 위험한 결정인 자살이란 것도 생기지 않았을 거고요. 그런 이유로 삼세판은 매우 중요합니다. 결과를 뒤집을 수 있어서? 아닙니다. 결과에 상관없이 후회를 남기지 않을 수 있어섭니다. 주어진 조건과 여건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삼세판은혼자 하는 내기입니다. 자신과의 대화이고요. 섣부르지 않았나, 실수는 없었나를 되짚어보는 반성입니다. 내가 말하는 간절함이 바로 이것입니다. 삼세판이야말로 간절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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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선의 窓

날짜

2018.11.06 11:04

일곱번째 窓

 

"미루어 짐작하지 마라"

 

 살다 보면 누구나 생각지 않게 크고 작은 사건사고에 휩싸이게 됩니다. 의도와는 다르게 갈등과 실수가 생기고 정신적 물질적으로 큰 낭패를 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되짚어보면 이런 낭패의 대부분이미루어 짐작하는 데서 나오더란 겁니다.

 

사람과 사람 관계에서 흔히 생기는오해가 대표적입니다. 대단한 이유가 있다기보다 그렇겠거니 상대의 마음을미루어 짐작해 만들어낸 경우가 적지 않다는 거지요. 내 감정 위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기분이 좋으면 좋게 몰고 가고, 기분이 언짢으면 언짢게 몰고 가는 겁니다.

 

일에서도미루어 짐작이 만드는 실수가 있습니다. 내 편의대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간단한 확인조차 하지 않아 발생하는 사고를 들여다보면 십중팔구는미루어 짐작한 탓입니다. 점검하는 데 게을렀다는 말이지요.

 

예를 하나씩 들어볼까요. 매일 늦던 남편이 어느 날 일찍 퇴근을 했습니다. 말하기조차 힘들었는지 피곤했는지 반기는 아내를 보는 둥 마는 둥 바로 누워버렸지요. 그런데 아내는 그런 남편을 보고 다른 생각을 합니다. 이제 나를 싫어하나 보다 의심이 발동한 거지요. 결국 쉬고만 싶은 남편에게 잔소리를 해댑니다. 아내의 지레 짐작을 이해하진 못한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가 섭섭합니다. 아내의 마음이 변한 것 같다고 역시 지레 짐작한 겁니다.

 

몇 해 전 이데일리가 주최한 세계여성경제포럼에선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화려한 오프닝이 있은 직후 개회사 순서였습니다. 앞으로 나와 달라는 사회자의 멘트를 듣고 나는 연단 앞으로 나가 섰습니다. 그런데 뭔가 허전했습니까. 마이크 앞에 당연히 놓여 있어야 할 개회사 원고가 없는 겁니다. 국무총리까지 모신 그 자리에서 나는 500여명의 청중을 앞에 두고 애드리브의 결정판을 선보이고 내려왔습니다. 결국 그날의 대형사고는 포럼을 준비한 두 부서가 빚어낸미루어 짐작의 합작품이었습니다. 사무국은 비서실에서 원고를 챙겼다고 생각했고 비서실은 사무국에서 준비했으려니 생각한 것이지요.

 

사람은 누군가와의 관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부모형제부터 이웃·친구·동료·선후배 등 수많은 관계맺기를 하지요. 그 관계 속에서 웃는 일을 만드느냐 우는 일을 만드느냐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갈립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관계를 참 터무니없는미루어 짐작으로 그르쳐서야 되겠습니까. 오해도 자초지종을 들어보면 내가 좋을 대로 생각했기 때문이고, 실수도 따져보면 내가 편한 대로 판단했기 때문이라면요.

 

남에게는예단하지 마라’ ‘속단하지 마라는 말을 자주합니다. 그러면서 우리 스스로는예단하고 속단하길좋아합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상대방의 생각까지 앞서 단정해 버린다는 거지요. ‘나를 좋아한다’ ‘나를 믿는다는 착각은 물론 나를 무시한다’ ‘나를 싫어한다는 비하까지도요.

 

‘미루어 짐작은 남이 보지 못한 것을 보고 남이 알지 못하는 것을 꿰뚫는 능력이 아닙니다. 그저 상황을 망가뜨리는 첫걸음일 뿐입니다. 물어보고 확인하지 않았다면 차라리 판단을 유보하는 것이 낫습니다. 그것이 안전합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든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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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선의 窓

날짜

2018.11.06 11:01

여섯번째 窓

 

"지금 이 순간"

 

 "어느 팀을 응원하십니까?"

프로야구 시즌이 돌아오면 가끔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내 고향이 대전이니 으레 한화 이글스를 응원하겠거니, 들을 답을 미리 준비해두고 하는 질문입니다. 그런데 내 대답은 이렇습니다. “이기는 팀을 응원합니다.”

 

이유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승부욕도 아니고 이해관계도 아닙니다. 그저 나는지금 이 순간기분 좋은 상태로 경기를 즐기고 싶은 것이지요.

 

뮤지컬지킬 앤 하이드에 나오는 유명한 곡이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란 노래지요. 그 노랫말이 문득 마음에 들어올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지금 이 순간을 어찌 보내고 있나 해서요. “지금 이 순간 내 모든 걸 내 육신마저 내 영혼마저 다 걸고 던지리라 바치리라 애타게 찾던 절실한 소원을 위해~.”

 

‘지금 이 순간은 지금 내가 보내고 있는 시간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지금 나와 같이 있는 사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 이 모두가지금 이 순간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린 지난 시간에, 아니면 아직 오지 않은 시간에 정신과 에너지를 너무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늘 지금 나와 함께 있는 사람에게만 충실하면 누구도 그 사람을 비난하진 않을 텐데.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만 충실하면 누구도 그 사람을 나무라거나 탓하지 않을 텐데. 그럼에도 우리는 늘 오지 않은 결과를 걱정하고 늘 지나간 일에 대한 상심으로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지 못합니다.

 

들은 얘기 한 토막 해볼까요.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이 임원 부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있었던 일이랍니다. 어느 부인이 남편 자랑을 한답시고 이렇게 말했다네요. “회장님, 우리 남편은 집에 와서도 항상 회사 걱정만 한답니다.” 정 회장이 뭐라고 했을까요. “그 친구는 회사에 와서는 집 걱정하느라고 일을 제대로 못하던데요.” 회장의 말에 좌중은 웃음바다가 됐다지만 마냥 웃고 넘길 수만은 없는 에피소드입니다.

 

회사에서는 회사에 최선을 다하고 집에 돌아가면 집에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아내 앞에서는 아내가 최고인 거고, 부모님 앞에서는 부모님이 가장 중요하고, 친구를 만나면 그 친구가 제일 좋은 친구이면 됩니다.

 

일찌감치 러시아 대작가인 톨스토이도 그 유명한세 가지 질문으로 간단하게 정리하지 않았습니까.

 

가장 중요한 때는?"

지금이다. 사람이 자기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시간이 유일하게 지금이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하고 있는 일이다. 결국 내일의 일을 위한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다. 앞으로 그 사람과 어떤 관계를 형성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세상에서 하는 가장 멍청한 일도 정리가 되겠지요. 어제 상사에게 꾸지람 들은 것을 걱정하다가 오늘 일을 제대로 못해 또 지적을 받고, 내일 있을 행사 생각에 오늘 행사를 제대로 처리 못하고, 점심 때 만난 사람 얘기를 건성으로 들으면서 저녁에 만날 사람만 생각하는 거지요.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바로 지금 이 일만 하고 이 사람만 보면 됩니다. 그 외에는 다 버려도 됩니다. 지금 안 하고 있는 것을 떠올리지 말고, 지금 보지 않은 일을 그리지 말고, 지금 눈앞에 없는 사람을 생각하지 말고 순간에 충실할 것. 정말 이렇게만 할 수 있다면 우리 모두의 인생이 환해지고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굳이 무엇을 더 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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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선의 窓

날짜

2018.11.06 10:59

다섯번째 窓

 

"신의 한수를 두고 싶다면"

 

 사람은 살면서 수없이 많은 결정의 순간에 놓입니다. 태어난 것만 빼고 인생 자체가 드라마틱한 선택과 결정의 과정입니다. 오늘 당장 점심메뉴부터 고민이지요. 된장찌개를 먹을까 김치찌개를 먹을까. 주말에는 영화를 볼까 연극을 볼까. 휴가 때는 국내여행을 할까 해외로 한번 나가볼까. 이보다 좀더 중차대한 결정으로는 최근 대선후보 중 누구에게 한 표를 던질까도 있었지요. , 몇백년을 끌어온 아주 고전적인 갈등도 있습니다. ‘햄릿의 머리를 터지게 만들었던죽느냐 사느냐의 문제.

 

사람이 결정을 고민하는 건좋은 결정을 하려는 마음이 크기 때문일 겁니다. 최소한 결정에 대한 후회는 하지 말자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속마음은 더합니다. 자신의 결정이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선택이길 바라지요. 더 나아가신의 한 수이기를 원합니다. 그 한 수를 위해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지혜롭고 경험 많은 이들을 찾아 조언을 구하기도 하는 걸 겁니다.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문제는 다른 데 있습니다. 결정한 이후 말입니다. 결정 이후에 해야 할 행동이나 추구해야 할 것에 대해 가벼이 여기는 경향이 있다는 겁니다. 잡은 고기에는 먹이를 안 주듯이 말이지요.

 

한번 볼까요. 결혼을 원하는 미혼남녀라면 좋은 남편이나 좋은 아내를 고르기 위해 가히 필사적입니다. 이리 기웃 저리 기웃 만나기는 좀 많이 만납니까. 그러면서 들이미는 조건도 버라이어티합니다. “사랑이 우선이야” “성격이 중요하지” “돈만 잘 벌어오면 돼” “뭐 하나라도 똑 부러지는 능력은 있어야지” “다 시끄럽고! 무조건 잘생겨야지등등. 그렇게 온갖 수를 쓰고 노력을 해서 어렵게 남편과 아내를 골랐습니다. 그런데 그 선택 이후, 예전에 그렇게 기운을 뺀 절반만이라도 결혼생활을 위해 투자하느냐는 거지요.

 

흔히 저지르는 오류가 이런 게 아닐까요. 결정만 잘하면 다 끝난 게임이라고, 선택만 잘하면 뒷일은 패키지처럼 따라오는 거라고 단정해버리는 거요. 만약 진짜 그렇게 생각한다면 결혼이든 사업이든 정치든 경제든한방 터져만 봐라는 도박과 뭐가 다르겠습니까.

 

새 대통령은위대한 선택이란 말로 국민의 결정을 치하했습니다. 하지만 최종 완결판은 지금부터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갈릴 겁니다. ‘위대한이 될지초라한이 될지. 좋은 결정과 훌륭한 선택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결과를 위한 모범답안이 될 수는 없습니다. 훨씬 더 많은 애정과 노력을 그 선택과 결정에 쏟아야 비로소 좋은 결정이 되고 훌륭한 선택이 되는 겁니다.

 

결국 당신이 바라는 신의 한 수는 어설픈 도박사의 단순한 바램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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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선의 窓

날짜

2018.11.06 10:54

네번째 窓

 

"줄을 서는 것과 줄을 세우는 것"

 

 바야흐로 대선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줄서기에 목마른 사람들의 고민도 시작됐습니다. 문재인에게 줄을 댈까, 안철수에게 줄을 댈까. 아주 난리도 아닙니다.

 

흔히 사람들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줄을 잘 서야 해혹은줄을 잘 잡아야 해.” 하긴 틀린 말도 아닙니다. 인생은 많은 줄과 연결돼 있으니까요. 운전을 할 때 차가 잘 빠지는 차선을 타면 다른 차보다 좀더 빨리 간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마트에서 계산을 할 때도 순서가 빨리 돌아오는 줄에 서면 뭔가 이익을 보는 것 같습니다. 반대의 경우라면 괜히 속에서 열불이 납니다. 엄청나게 손해를 보는 듯하고 언짢아지기 일쑤지요.

 

사는 일이 참 그렇습니다. 줄을 잘 서는 것으로 인생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부를 얻기도 하고 지위를 얻기도 하지요. 물론 영 내키지 않더라도 어쩔 수 없이 서야 하는 줄도 있습니다. 회사 내 조직구조가 그렇지요. 누구 뒤에 줄을 서야 내 직장생활이 편해질까. 고민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줄이란 게 운 아니면 요령이라는 데 있습니다. 스스로의 노력과는 별 상관이 없더란 겁니다.

 

세상은 줄이 전부가 아닙니다. 줄만 잘 서서 크게 잘된 사람도 별로 없고 크게 성공한 사람도 못 봤습니다. 그러니 막연한 줄 서기에 목매지 말고 차라리 내 뒤에 줄을 세우는 것이 훨씬 낫지 않을까요. 내가 문재인이 되고, 내가 안철수가 되는 것 말입니다.

 

정말 중요한 일은 줄을 잘 서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보다 내 뒤의 줄을 반듯하게 만드는 겁니다. 누군가가 만든 줄에 서서 내 인생을 맡기기보다 내가 세운 줄에 누군가를 세워서 나를 따르게 하는 것, 그것이 멋진 인생이 아니겠습니까. 이는 그저 나 자신을 추종하는 무리를 만들라는 소리만은 아닙니다. 나를 본받으려는 이들까지 단단하게 만들자는 겁니다.

 

운 좋게 좋은 환경과 부자 부모를 타고난 것을좋은 줄이라고 칩시다. 이 말은 나는 그렇지 않을지언정 내 자식에게는 좋은 줄을 물려줄 수 있다는 뜻이 되지 않을까요. 나는 비록흙수저로 태어났지만 내가 좋은 부모가 돼 내 자식은금수저를 물고 태어나게 하는 게 더 중요한 일이란 말입니다. 어느 부모라도 자신이금수저를 가진 것보다 자식이금수저를 가지는 것을 간절히 바랄 테니까요.

 

줄을 잘 서서 남의 생에 묻어가는 삶보다 내가 직접 줄을 세워 주도하는 삶이 더 근사하지 않겠느냐. 한마디로 이겁니다. ‘줄을 서는 것보다 줄을 세우는 것이 더 멋진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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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선의 窓

날짜

2018.11.06 10:50

세번째 窓

 

"이 또한 지나가리라"

 

 살다 보니 잘 알면서 어리석게도 번번이 놓치는 것이 있습니다. ‘인생은 씨실과 날실이란 사실을 잊는 겁니다. 이런 거지요. 어떤 힘든 일을 만나면 마치 긴 터널에 갇힌 듯 끔찍하게 힘들고 막막해 도저히 이 상황이 끝나지 않을 것만 같습니다. 또 어떤 일은 마치 순풍에 돛 단 듯 술술 잘 풀려 기분이 날아갈 듯합니다.

 

어디 일 뿐 이겠습니까. 사람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가장 가까운 부부 사이나 연인관계가 그렇지요. 그 사람 없인 한 순간도 의미가 없고 단 1분도 떨어져서는 못 살 것 같다가도 막상 사이가 틀어지면 세상에 둘도 없는 원수처럼 돼버립니다.

 

우리는 이 과정이 늘 반복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퍼즐 맞추듯 좋은 일과 좋지 않은 일이 항상 번갈아 놓인다는 것을 잘 알지요. 그런데 참 묘한 일입니다. 그걸 뻔히 알면서도 늘 하늘과 땅을 오르락내리락 하니 말이지요. 어려운 순간에 놓이면 나에게만 이런 시련이 닥친 것 같고 영영 못 빠져나갈 거란 생각에 사로잡힙니다. 그러다가 잘 풀린다 싶으면 힘든 시절은 싹 잊고 이 시간이 끝까지 계속되리란 교만에 빠집니다.

 

하지만 어디 그렇습니까. 세상에 영원히 지속되는 일이란 없는 법입니다. 지나고 보면 그 시간 그 상황은 항상 다른 시간 다른 상황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결국 인생은 하루하루를 다듬고 완성하는 여정입니다. 나태하지도 말고 초조해하지도 말고 그렇다고 자만하지도 말고 매일 매시간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물론 결과가 좋으면 더 바랄 게 없겠지만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해도 너무 상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의 결과가 내일로 이어진다는 보장을 할 수 없으니까요.

 

오래된 이야기 한 토막 해볼까요. 이스라엘 왕국 2대왕인 다윗이 어느 날 큰 전쟁에 이기고 돌아왔습니다. 승리의 기쁨을 오래 간직하고 싶었던 그는 반지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세공사를 불러 들여놓고 그는 반지를 만들라는 명령과 함께 이런 요구를 했답니다. “내가 전쟁의 승리로 기쁨을 주체하지 못할 때 기쁨을 조절할 수 있는 글귀를 반지에 새겨 넣어라. 동시에 그 글귀는 내가 절망에 빠졌을 때 용기를 북돋울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세공사의 고민이 대단했겠지요. 몇 날 며칠 머리를 싸맸지만 도무지 글귀가 생각나지 않자 그는 다윗 왕의 아들 솔로몬왕자를 찾아갑니다. 설명을 다 들은 솔로몬왕자는 세공사에게 이렇게 조언했습니다. “반지에 이렇게 새기십시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많은 이들이 이 문구를힘든 일도 다 지나간다는 의미로 알고 있나 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만사형통할 때 교만하지 말고 어려운 일에 좌절하지 말라는 뜻인 거지요 어떤 처지에 놓이든 겸손해라, 희망을 잃지 마라, 평정심을 가져라이 또한 지나가리라.’ 우리가 어느 위치에 있든 어떤 일을 겪고 있든 늘 가슴에 새겨둬야 할 지침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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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선의 窓

날짜

2018.11.06 10:48

두번째 窓

 

"뭣이 중한디?"

 

 살면 살수록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기도 합니다. 요즘 특별히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는데 바로사람과 사람 사이입니다. 서로 친하게 만드는관계의 공식이라고 할까요.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사람이 친해지고 또 만남을 이어가는 이유를 알 것 같다는 말입니다. 여기에는 이성과 동성 간의 차이가 좀 있는 것 같습니다.

 

남녀 간의 만남은 아주 단순합니다. 일단 본능입니다. 남녀가 갖고 있는 본능에 서로 끌리다 보면 누구나 아무 이유 없이 친해질 수 있는 거지요. 어떤 영화나 드라마에 배우 김태희나 송중기가 출연했다고 칩시다. 무조건 좋을 수 있습니다. 김태희나 송중기는 만나본 적도 없고 대화도 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지만 이성적 매력만으로 좋아할 수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동성 간의 만남은 어떻겠습니까. 이쪽은 이성과는 좀 다릅니다. 주판알을 튕겨봤더니만나는 것이 이득이더라고 판단할 때 친해질 수 있다는 거지요. 예컨대 학연·지연 등 별로 공통점이 없는 두 남자가 자주 만난다고 칩시다. 이 둘 사이에는 반드시 서로 각자의 이익을 위한속마음이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그런데 이것이 아니더라도 친해질 수 있습니다. ‘생각이 같을 때입니다. 다시 말해 바라보는 방향이 같다면 언제든지 가까워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사람이라면 마땅히 다른 의견을 가질 순 있습니다. 하지만 바라보는 방향이 다르다면 좀 곤란합니다. ‘다른 의견은 논의와 토론으로 조율할 수 있지만어긋난 방향에선 싸우는 것 외에 별로 할 일이 없으니까요.

 

사실 친하지 않은 사람과 함께 있는 건 정말 짜증나고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노력이 필요합니다. 무작정 친해지자고 덤비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맞춰나가는 노력 말입니다. 자기 고집과 주장만 일방적으로 내세운다면 결국 외로운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어린왕자’를 쓴 프랑스 소설가 생텍쥐페리가 이런 말을 했답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 서로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을 함께 바라보는 것이라고. 진정 행복해지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었던 거지요 친해지고 싶습니까. 생각을 맞추면 됩니다. 남녀관계에선 굳이같은 생각이 꼭 필요하진 않겠지만요.

 

복잡할 거 없습니다. 영화곡성에 나온 대사가 생각납니다. “뭣이 중한디?” 진짜 우리가 사는 데 무엇이 중한가요. 나는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우선 사람과 사람이 친하게 지내야 하고, 친하게 지내려면 같은 생각을 가지려는 노력부터 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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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선의 窓

날짜

2018.11.06 10:30

첫번째

 

"사업이 어디취미더냐"

 

 오랜 세월 사업을 하다 보면 문득문득 회의감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마음을 얻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 때지요. 이런 겁니다. 가령 새로운 회사를 가족사로 받아들이겠다고 결정했을 때. “굳이 그런 일에까지 뛰어들어야 해?” 혹은욕심이 많은 거 아니야?” 그러다가 종국에는너무 벌이는 거 아니야? 지나치면 아니 간 것만 못한 건데까지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참 여러 생각이 듭니다. “내가 지금 왜 이 짓을 하고 있나. 혼자만 잘살자는 일은 분명히 아닌데….”

 

물론 지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결국 다시 마음을 다잡게 되는 생각의 지점이 있습니다. ‘사업은 취미가 아니다, 의무다라는 확신이 들 때지요.

 

사업이란 말이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사실 대단한 게 아닙니다.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옷 한 벌, 먹고 있는 음식 한 그릇을 만드는 일이라고 할 때 말이지요. 결국 이 세상에 어떤 유용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그 일을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런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힘든 일에 부딪힐 때마다 섭섭한 일이 생길 때마다 그대로 포기해버린다면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겠습니까.

 

요즘 유행하는 TV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이른바자연인처럼 오지에서 홀로 생활하는 사람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21세기 첨단디지털시대에 자급자족하는 사람들 얘기지요. 원체 바쁘게 돌아가는 시대라 한 번쯤 이런 생활을 꿈꿔볼 만합니다. 하지만 정말 이것이 대안일까요. 모든 사람들이 혼자 살고 혼자 생산하고 혼자 소비하는원시세계로 돌아간다면 세상은 어찌 변할까요.

 

사업이란 내가 쓰는 것 외에하나를 더만드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필요하다면 말이지요. 내가 필요한 것뿐만 아니라 남이 필요한 것을 충족시키는 것, 그것이 바로 사업입니다. 그래서 세상에 쓸모 있는 가치를 창출하고, 그 일을 조직적으로 해내는 기업을 한다는 건 대단히 귀한 일입니다. 비록 사업이 이윤을 남기는 철저한 이기주의에서 시작됐을지는 모르지만 큰 틀에서 보면 모두를 위한 의무인 겁니다. 조금 더 비장하게 말하면 사업은인간 존재를 본질적으로 책임지는 일입니다.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되는 취미생활이 절대 아니란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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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선의 窓

날짜

2018.11.0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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