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면 가장 먼저 어떤 일을 하십니까?

이데일리TV 제작부는 전날 시청률성적표를
메신저로 받아보는 일로 하루를 엽니다.


증권전문방송 오프닝 단골대사인
`주가가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며`라는 말처럼
시청률도 수년째 비슷한 패턴과 사이클을 그립니다.

간혹 2~3%가 넘는 시청률 대박이 터질 때가 있는데
그날은 회식입니다.
^^

때로는
`이런 수치로 가혹하게 옭아 맬 필요가 있나`라며
언짢을 때가 많은데요.
미디어빅뱅시대 `신뢰할 수 있나`라는 물음표를
던진 경우가 근래 들어 빈번하기 때문입니다. 


타 방송사 사례입니다.
TV드라마 ‘아이리스’는 초호화 캐스팅•초대형 제작비로
방송 전부터 광고주들의 물망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막상 지상파TV를 통해 본 사람들은
주로 장년층이 20~30% 분포율을 나타냈고,
광고주들이 봐줬으면 했던 70~80% 젊은 시청자들은
대부분 인터넷 다운로드를 통해서
이 작품을 감상했다고 합니다.


광고주 입장에선 크게 허탕친 경우죠.
이는 기존에 과거 데이터를 기반해서
미래시청률데이터를 전망하는 방식을 완전히
무장해제시킨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인터넷(IP)TV, DMB, 모바일 앱 등
다양한 시청채널을 확보한 매체일수록
시청률 통계는 더욱 다각적이면서
밀도 있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미디어 시청형태가 바뀌면
콘텐츠 수용자 추측법도 당연히 바뀌어야겠죠.



전세계 기라성 미디어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시청률 집계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했습니다.


‘쿠키’를 모으면 됩니다.
이것을 얻기 위해선 개인정보동의가 필수적으로 수반됩니다.
개인정보가 없다면 ‘TV-인터넷-모바일’ 등
각기 다른 스크린을 통해 수집된 자료를
통합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죠.


이런 거 잘하는 곳이 AGB닐슨 미디어리서치입니다.
‘아이트랙(i-Track)’이란 도구를 통해
파일형태의 쿠키를 닐슨 서버로 이송한 후
시청패턴을 분석합니다.


하지만 아이트랙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죠.
특성상 윈도우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사용자 범위가 한정돼 있는데다
만일 사용자가 여러 개의 윈도우 창을 열고 있을 경우
도대체 어떤 화면을 보고 있는지 구분 짓기 힘듭니다.  



비슷한 정보 수집의 예를 하나 더 들어보죠.


영국의 콘텐츠 사업자 버진미디어는 ‘티보(TiVO)’라는
셋톱박스를 통해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그런대 이 회사를 단순하게
셋톱박스 임대서비스 업체 정도로만 보면
큰 코 다칩니다.


이 회사는 사용자 개인정보는 물론이거니와
사용자가 어떤 화면을 몇 차례 되돌려 봤고,
어떤 화면에서 빨리 감기를 몇 차례 시도했는지
등의 모든 시청형태를 수집 보관합니다.


티보가 세상에 알려진 계기는
미국 수퍼볼 하프타임쇼 생방송 중
팝 가수 재닉 잭슨의 가슴노출 사건입니다.

티보는 이때를 놓치지 않고 해당 장면을 사람들이
몇 회나 리플레이 해서 봤는지를
다음날 보도자료로 배포했습니다.


뉴스전문채널 CNN은

“잭슨의 가슴노출 사건직후 티보 사용자들은
결정적 순간을 정지화면으로 보기 위해
디지털비디오레코더로 보고 또 봐서
수퍼볼 뿐 만 아니라 티보가 조사한
역대 어느 TV장면보다 사상 최고의 화면재생을 기록했다”

고 보도했죠.



이후 각 매체 별로 시청 관련 데이터가 경쟁적으로 수집됩니다.
잭슨의 가슴노출 사건은
패리스 힐튼(the Paris Hilton) 섹스테이프보다
무려 60배나 접속이 많았고,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80배에 달했으며,
2001년 9.11 테러참사와 관련한 검색이나
관련 인터넷 영상 클릭 횟수를 모두 넘어섰다고 말이죠.


통계적 수치만 보면 입이 딱 벌어집니다.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보다
인터넷 웹 페이지가 훨씬 더 많다더니
이런 경우를 딱 꼬집어 나온 얘기인가 봅니다.   

 
이런 콜렉터(Collector) 활동은 비단 나라밖 얘기만은 아닙니다.

이동통신서비스업체가 제공하는
인터넷(IP)TV 콘텐츠 시청형태도
모두 수집 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을 들어보셨나요?

(관련자료 : http://www.elec4.co.kr/article/print.asp?idx=1480)


하지만 이 정도의 수집 활동은
아마존에 비하면 세발의 피입니다.

글로벌 인터넷서점인 아마존은
당신이 책 모양의 아이콘에 마우스포인트를 올려 놓고
살까 말까를 고민한 흔적까지 죄다 파악하고 있습니다. 


“김모군이 이 책을 사기 위해 몇 초, 몇 분이나 고민했나”를
실제 마케팅데이터에 반영해서 추후엔
결국 살 수 밖에 없는 알고리즘 서비스를 창출해 냅니다.


이렇게 빈틈없이 촘촘히 조여오는 시청형태 파악에서
이데일리TV 제작부 PD들은
결국 당분간은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문제와 마주하게 됩니다.

‘대표성’이죠.

인터넷으로 방송을 본 사람을
진짜 대표성을 띈 시청자라고 볼 수 있나요?

그렇다면 스마트폰을 통해 TV를 본 사람들도
대표성을 띈 시청자로 분류해야 하나요?


시청형태가 극명하게 다른 여러 방식의 콘텐츠 수용자를
두고 앞으로 우리는 어떤 콘텐츠를 제작해야 할까요?



참! 끝으로 각자 생각해보시죠.^^;


개인정보 동의를 얻고자 할 때는
두 가지 방식이 있는데요.

네모난 박스에 개인정보 동의를 체크해 줘야 하는
‘Additive versus’
2)이미 체크된 상태에서 체크된 표식을 지워나가는
‘Subtractive option’ 방식입니다.

이중 개인정보 동의를 얻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식은 어떤 방법일까요?


힌트,
`손해 보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했다`는
정도만 드릴께요. 




이데일리TV 류준영기자
이데일리TV의 디지털쇼룸 담당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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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KG가족이야기

날짜

2012.03.2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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