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번째 窓

 

"보고하지말고 공유합시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일이지만 할 때마다 하기 싫은 일이 아마보고일 겁니다. 사실보고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다 해야 하는의무방어전같은 것이지요. ‘가장 윗자리에 있는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고 말입니다.

 

보통 회사조직을 피라미드형이라고 할 때 그 내부는보고란 그물로 촘촘히 엮여 있습니다. 어디 하나가 구멍이 나면 당장 업무진행에 차질이 생깁니다. 잡은 물고기를 놓칠 수도 있고요, 위쪽으로 타고 올라가는 채널이 끊길 수도 있습니다.

 

그림으로만 딱 봐도보고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겠지요. 그런데 보고는 왜 그렇게 하기가 싫은 건가. 내가 한 일에 대한 결과를 상대에게 알리는 일이라면 신날만도 한데.

 

‘가장 윗자리에 있는 단 한 사람의 자격으로 한번 관찰해 봤습니다. 왜들 보고라면 슬금슬금 피해 다니는지 말이지요. 보고서를 쓰는 일 자체가 싫은 건 아닌 듯합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적극 나서서쓰고 올리는일을 하기도 하지 않습니까. 페이스북, 유트브, 인스타그램 등 SNS 활동이 그중 하나겠지요. 쓰고 나면 그만인가요? 아닙니다. 반응도 신중하게 기다립니다. ‘좋아요가 얼마나 되는지, 댓글은 어떻게 달렸는지, 누가 특히 관심을 갖는지. 혹시 결과가 영 신통치 않다면 문제가 뭐였는지 정밀한 분석까지 내놓습니다.

 

보고서를 쓰는 일은 끔찍이 싫은데 SNS에 쓰는 일은 즐겁다? 내 생각은 이렇습니다. 이 두 가지의 소통방식이 다르기 때문일 거라고요. 하나는보고라는 형식이고 다른 하나는공유라는 형식인데, 이 둘 사이에 특별한 차이가 있는 겁니다. 똑같이 내가 한 행위나 일에 대한 얘기를 털어놓은 건데, 어떤 것은 죽자고 하기 싫은 회사일이 되고 어떤 것은 재미있는 놀이가 되는 것 아닙니까.

 

그렇다면 과연 해결책이 있을까요. 의외로 쉬운 데서 찾을 수 있을 듯합니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을 좀 덜 힘들여 하는 그 방법. 회사일을 놀이처럼 하면 어떨까 하는 거지요. 바로보고하지 말고 공유하라는 것입니다.

 

한번 곰곰이 따져봅시다. 회사에서 이뤄지는보고라는 행위는 말이 보고지 통보나 다름이 없습니다. ‘보고라 쓰고 통보라 읽는거지요. 누군가가 어떤 일에 대해 행동하거나 결정한 일의 결과를 상사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거니까요. “이렇게 처리하겠습니다”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이렇게 결과가 나왔습니다등등, 대부분의 보고는 이미 다 끝난 사안을 통보하고 통보받는 겁니다. 사실 이런 과정은 보고하는 사람만큼이나 보고 받는 사람 입장에서도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닙니다.

 

그에 반해서 공유는 어떻습니까. 어떤 일의 시작, 진행, 결과는 물론이고 좋았던 일, 나빴던 일까지 시시콜콜하게 서로 나누는 과정이 아닙니까. “이렇게 하려고 합니다” “이것이 좋을까요, 저것이 좋을까요” “당신이라면 어찌 하겠습니까등등, 상대의 생각을 묻고 상대의 판단을 기다립니다. 의견을 나누자고, 또 같이 하자고 제안해주니 언짢은 일이 생길 수가 없는 겁니다.

 

흔히 우리가 하는 수많은 회사일 가운데문제가 생기는 건 중간과정에 대한 소통이 누락돼 있을 때입니다. ‘담당자란 사람이 판단착오를 일으킨 것을 그대로 추진하거나, 전달하고 의논해야 하는 과정을 생략했을 때 생깁니다. 모든 상황이 종료된 다음에 비로소 다른 사람이 알게 되는 경우가 태반이지요. 하지만 그때는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단계입니다.

 

이쯤 되면 서로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회사’(會社)란 게 뭡니까. 여러 사람이 모여 함께 이루고자 하는 뜻을 함께 이뤄내는 곳입니다. 그런 곳에 모인 사람들이 각자 알아서 생각한 대로 일하고, 각자 알아서 결과를 만들고, 각자 알아서 통보를 한다? 내가 판단할 때 이것은 이미 회사가 아닙니다. 본질은 실종되고 장점도 사라져 버린, 그냥 이상한 개인사업자들의 모임이 돼버리는 거지요.

 

회사에서나의 일은 없습니다. ‘우리의 일입니다. 좋은 결과든 나쁜 결과든 모두의 것으로 같이 나누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경영이란 건 맞고 틀림을 찾는 게 아니니까요. 좋은 것을 더 좋게, 나쁜 것은 덜 나쁘게 만들어가는 조율이니까요. 그러니 이제부턴 보고하지 말고 공유합시다! 결말을 열어 두고 상대의 의견을 물어주면 없던 배려도 생기는 법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상사보다는페친이 훨씬 더 편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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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선의 窓

날짜

2018.11.0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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