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일곱번째 窓

 

"내편이 아닌일을 대하는법"

 

 퀴즈 하나 풀고 시작할까요. 골프채에는못난이 삼총사처럼 늘 붙어다니는 ‘3종세트가 있습니다. 그걸 묻는 문제냐고요? 그럴 리가요. 3종세트가드라이버와 아이언, 퍼터인 건 다들 아실 테고요. 퀴즈는 이겁니다. 그렇다면 이들 각각의 한글이름은 뭘까요? 골프실력이 신의 경지가 아니라면 오히려 쉽게 맞출 수 있는 문제! 드라이버의 한글이름은이상하네입니다. 아이언은왜이러지고요, 퍼터는미치겠네입니다.

 

세상의 모든 일은 참 마음 같지 않습니다. 하다못해 스트레스를 풀면서 운동이라도 하자고 나선 필드에서조차 이 모양이니까요. ‘매번가끔의 차이일 뿐 프로골프선수라고 열외인 것도 아닌 듯합니다. 3가지 골프채를 쓰면서 3번의 한글이름을 외치는 것, 그게 골프니까요.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건 또 있습니다. 우리가 직업으로 삼은이란 겁니다. 골프공이 제멋대로 튀어다니듯은 정말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질 않습니다. 뜻대로 안 되는 것뿐이겠습니까. 재미도 없습니다. 오죽하면 말이지요. 삼복더위에 땀 뻘뻘 흘리며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축구는 좋아라들 합니다. 에어컨 빵빵한 사무실 앉아 컴퓨터와 하는 일은 돌아버릴 지경이라면서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일은 결국 해결해야 하는 것이고, 사는 동안 내내 해야 하는 건데요. 게다가 야속하게도 말입니다. 일은 우리에게 맞춰주는 법이 없습니다. 스트레스로 폭발해 머리에 연기가 피어올라도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도대체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가 제안하는 해결책은 이렇습니다. “일은 원래 그런 거라고 해두는 겁니다. 원체 재미없고 힘들다는 걸 쿨하게 인정하는 거지요. “재미있다, 재미있다최면을 걸지 말고 아예 생각 자체를 바꾸는 겁니다. 그런 뒤에덜 재미없고’ ‘덜 힘들게일하는 방식을 고민하는 것, 그게 훨씬 낫다는 얘기입니다.

 

그중 하나가 상대에게 나를 맞추는 겁니다. 내 기준만 우기지 말고요. 어렵게 말하면상황에 유연하고 현명하게 대처하라는 뜻이지만, 쉽게 말하면제발 답답하게 굴지 말라는 겁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느 누구를 특별히 배려하지 않습니다. 살아남기로 했으면 내가 맞춰야 합니다. 사막에 가면 사막의 여건을 따르고, 정글에 가면 정글의 법칙에 따라야 살 수 있습니다. 사막이나 정글까지 가서도나는 특별하다고 버둥대봤자 힘들어지는 건 자기 자신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스코어 말고 성취감으로과정을 즐기라는 겁니다. 보통 일에 대한 평가라 할 땐 잣대가 이중적이기 일쑤입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평가하는 것과 내가 나를 평가하는 게 다르다는 건데요. 예컨대 상사와 부하의 관계가 그렇지 않습니까. 상사는 결과를 따져야 하는 자리에 있고, 부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싶은 자리에 있다는 거지요. 어차피 서로 닿으려야 닿을 수 없는 관계인 겁니다.

 

이럴 때 뭐가  최선이겠습니까. 누가 뭐라 하든 내가 행복할 수 있는성취감을 만드는 겁니다. 가령 오늘 100점이란 타깃을 정했는데 90점까지밖에 못 갔다고 칩시다. 설령 그 10점 때문에 막대한 손해가 나더라도 90점에까지 가는 동안 즐거웠으면 그걸로한 건한 겁니다.

 

이런 우스갯소리를 들었습니다. 사람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 ‘3가지 직업에 관해서인데요. ‘선거 안 하는 국회의원’ ‘강의 안 하는 교수’ ‘기사 안 쓰는 기자랍니다. 어떻습니까. 한번 웃어넘기면 그만이지만 왠지 좀 씁쓸하지 않나요. 국회의원과 교수와 기자의 일이란 게 각각 선거이고 강의이고 기사인데, 그 일을 안 한다? 안 하는 거야 그들 마음이지만 결국 자신들의 존재이유까지 없애는 거겠지요.

 

, 그러니 재미없고 힘들기만 한도 순순히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성질 부려봤자 자신만 손해인 거고요, 화 낼 필요도 없고 서운할 필요도 없습니다. 진짜 현실의 국회의원은 매번 선거 때문에 천당과 지옥을 오간 답니다. 교수도 학기마다 돌아오는 평가가 괴롭다고 하고요, 매일 마감시간 좇겨 따박따박 기사를 써야 하는 기자도 죽을 맛이라네요. 그 누구도 일에서는 자유롭지 않습니다.

 

결국 내가 행복하고 우리가 즐거울 수 있는 길 찾기가 험난해서라고 해두지요.

 

그러니이상하네 왜이러지 미치겠네를 연발해놓고도 또 ‘3종세트를 메고 골프장으로 향하는 거 아닙니까. 행복을 찾으러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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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선의 窓

날짜

2018.11.0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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