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번째 窓

 

"있을 때 잘해"

 

KG 가족사는 한 해에 몇 차례씩 크고 작은 가족사 모임을 갖습니다. 산행도 하고 트레킹도 합니다. 평소 별로 교류가 없는 다른 가족사 직원과 만나 함께 야외활동을 하는 자리지요. 한 회사에서 3∼4명의 지원자가 참석합니다.

 

그런데 내가 그간 가족사 모임에 참석한 직원들을 살펴보니 퍽 재미있는 현상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딜 가든 같은 회사 직원들끼리 똘똘 뭉쳐다니는 건데요. 그렇다면 이들이 과연 회사에서 친하게 지내던 사이냐? 절대로 아니랍니다. 눈인사 정도 하던 사이, 아니면 그날 처음 봤다는 사이도 꽤 있고요.

 

명색이 가족사끼리이업종교류를 하자는 건데 이작태를 그냥 보고 넘길 수가 없지요. 끼리끼리를 해체해 다른 가족사 직원들끼리 묶어버렸습니다. 숙제도 내줬습니다. “파트너의신상털기를 해라. 사는 동네가 어디고, 전화번호가 뭐고, 무슨 업무를 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조리 알아내라.” 그런데 숙제를 다 했는지 안 했는지, 산을 타면서 또 길을 걸으면서 어느 사이인가 또 슬금슬금 자기 회사 짝꿍 옆에 가 있더군요.

 

몇 차례 시도를 해도 늘 같은 현상이 반복됩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내가 아니지요. 사실 다른 가족사 직원과 파트너 맺기를 해야 한다고 내가 우기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누구나 다 아는 그런 이유입니다. 매일 하던 자신의 업무를 떠나 다른 업종에 근무하는 사람과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지식을 얻어보라는 겁니다. 그래서 서로서로에게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주고 또 받아보자는 겁니다. 

 

다른 하나는 누구도 잘 알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한 회사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나 선후배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들인지를 직접 겪어보라는 겁니다. 같은 울타리라지만 그간 알게 모르게 부서 간 앙금이 쌓일 수 있고 동료 간 오해가 생겼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런 관계조차 더 모르는 사람들 속에서는이보다 더 반가울 수 없는 사람이 된다는 거 아닙니까.

 

,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대충 드러난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있을 때 잘해란 겁니다. 소중한 건 잃어버리기 전까진 잘 모르는 거니까요. 굳이 부모와 가족 얘기만이 아닙니다. 사람만 해당되는 것도 아니고요. 일도, 직장도 마찬가지지요. 어쩌다 실직이라도 하게 됐다면 며칠 지나지 않아 뼈저리게 와닿을 겁니다. “정말 나에게 귀한 일이고 소중한 직장이었구나.”

 

내 나이대 친구들이 하나둘 은퇴전선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들 중에는 형편이 넉넉지 않은 친구도 있고, 몸이 불편한 친구도 있습니다. 반대로부자소리를 듣는 재산가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한결같은 소망이 뭘까요. “일을 더 했으면 좋겠다입니다. 이어지는 탄식도 있지요. “그때 그렇게 한 번 해볼 걸….” 아직도 해보고 싶은 일이 많이 남아 있더란 얘깁니다.

 

부모든 친구든 가족이든 동료든 또 일이든, 바로 지금 눈앞에 있을 때 잘하는 게 중요합니다. 없어지고 사라졌을 때의 감정을 어찌 미리 예측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그새 수많은 시행착오로 터득하지 않았나요. 반드시 경험한 뒤에야 후회하게 된다는 것을. 현인이든 선배든 웃어른이든 그들이 일러준 대로만 따를 수 있다면, 굳이 경험하지 않고도 잘할 수 있다면, 인생이 훨씬 풍요로워질 텐데 말이지요.

 

가족사 모임 뒤에 부수적으로 생긴 또 하나의 긍정적인 현상이 있습니다. 끝날 때까지 같은 회사 짝꿍만 졸졸 따라다니던 이들은 어찌됐을까에 관한 것인데요. 산행을 마치고 트레킹을 마치고 회사로 복귀한 이들은 꽤 친한 사이가 됐답니다. 아마 한 대중가요의 가사가 가진 심오한 뜻을 비로소 깨달은 게 아닐까요.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 있을 때 잘해 흔들리지 말고. 가까이 있을 때 붙잡지 그랬어.… 이번이 마지막 기회야.”  그러고 보니 나부터 반성해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말이지요. 있을 때 잘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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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선의 窓

날짜

2018.11.0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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