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번째 窓

 

"당신은 리더입니까 보스입니까"

 

혹시깍두기라고 아십니까. 조직폭력배를 통틀어 부르는 말이지요. 대체로 이들의 머리가 짧고 얼굴이 큰 게 그 모양이 딱 깍두기 같다고 해서 붙은 별칭입니다. 이들에게는 일정한 행동패턴이 있습니다. 윽박지르든 두들겨 패든 상대를 완전히 굴복시키고야 마는 거지요. 이유는 분명합니다. “명령을 따르라는 거지요. 누구의 명령일까요. 물론보스의 명령입니다.

 

문득 궁금해지지요. 보스를 리더라고 봐도 되는 건가? 만약 아니라면 어떤 차이가 있는 건가? 조직의 대장 혹은 수장이라고 본다면 크게 다를 건 없을 것 같은데.

 

리더와 보스를 사전식으로 정의해보면 이렇습니다. 리더는 어떤 조직이나 단체를이끌어가는사람입니다. 보스는 어떤 조직이나 단체에권한을 갖는사람이지요. 언뜻 비슷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여기에 내 생각을 좀더 붙여볼까요.

 

리더와 보스, 둘을 구분하는 큰 기준이 있습니다. ‘고민참여라는 겁니다. 어떤 단체나 조직에 대해 고민이 많은 사람이라면 리더입니다. 별 고민이 없는 사람이 보스고요. 또 어떤 사안에 대해 생각이든 수행이든 구성원을 참여시키려는 사람은 리더입니다. 아예 구성원을 배제시킨다면 보스라고 할 수 있지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리더는내가 틀릴 수 있다고 가정합니다. 반면 보스는내가 절대로 틀릴 수 없다고 단정하지요. 또 리더는누가 어떤 제안을 하는지살피려 합니다. 반면 보스는누가 나에게 덤비는지를 살피지요

 

하지만 사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자기결정권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결정권을 갖고 있습니다. 인간의 기본권이니까요. 만약 인간이 자기결정권을 잃는다면 동물과 다를 게 없어지는 거지요. 바로 이 자기결정권을 두고 리더와 보스가 극명하게 갈린다는 겁니다. 리더라면 상대의 자기결정권을 지켜주려고 합니다. 그러나 보스는 상대의 자기결정권을 누르고 빼앗으려 듭니다.

 

이 지점에서 나는 어떤 조직이나 단체에서도 보스가 적절치 않다고 보는 겁니다. 리더가 필요한, 더 나은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구성원을 보스보다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덕목을 가졌다는 점입니다. 자기결정권을 빼앗기면 누구도 행복하지 않으니까요. 일의 결과가 잘되고 못되고의 문제가 아닌 겁니다.

 

그렇다고 세상에 리더만 있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둘 다 필요합니다. 일의 효율성만을 놓고 볼 때는 보스가 단연가성비갑입니다. 단칼에 끊어버리고 확실하게 결정하고, 한마디로 화끈하니까요. 보스는보스보스 아님으로 나뉘지만 리더는좋은 리더나쁜 리더를 기본으로따뜻한’ ‘냉철한’ ‘고지식한등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그러니 리더의 일처리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요. 절차도 복잡하고요. 하지만 보스는 일사천리입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이 리더를 바라는 건 어렵게 함께 나아가는 과정의 의미를 알기 때문입니다. 마치 민주주의처럼 말이지요. 아주 불편하고 거추장스럽더라도요. 우리가 세상을 사는 목적은 효율이 아니고 행복이니까요.

 

어떻습니까. 이쯤에서 한번 물어봐야겠지요. 당신은 리더입니까 보스입니까. 아니 리더가 되고 싶습니까 보스가 되고 싶습니까. 나도 솔직히 고백해볼까요. 가끔은 나도 보스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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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선의 窓

날짜

2018.11.0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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