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窓

 

"이 또한 지나가리라"

 

 살다 보니 잘 알면서 어리석게도 번번이 놓치는 것이 있습니다. ‘인생은 씨실과 날실이란 사실을 잊는 겁니다. 이런 거지요. 어떤 힘든 일을 만나면 마치 긴 터널에 갇힌 듯 끔찍하게 힘들고 막막해 도저히 이 상황이 끝나지 않을 것만 같습니다. 또 어떤 일은 마치 순풍에 돛 단 듯 술술 잘 풀려 기분이 날아갈 듯합니다.

 

어디 일 뿐 이겠습니까. 사람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가장 가까운 부부 사이나 연인관계가 그렇지요. 그 사람 없인 한 순간도 의미가 없고 단 1분도 떨어져서는 못 살 것 같다가도 막상 사이가 틀어지면 세상에 둘도 없는 원수처럼 돼버립니다.

 

우리는 이 과정이 늘 반복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퍼즐 맞추듯 좋은 일과 좋지 않은 일이 항상 번갈아 놓인다는 것을 잘 알지요. 그런데 참 묘한 일입니다. 그걸 뻔히 알면서도 늘 하늘과 땅을 오르락내리락 하니 말이지요. 어려운 순간에 놓이면 나에게만 이런 시련이 닥친 것 같고 영영 못 빠져나갈 거란 생각에 사로잡힙니다. 그러다가 잘 풀린다 싶으면 힘든 시절은 싹 잊고 이 시간이 끝까지 계속되리란 교만에 빠집니다.

 

하지만 어디 그렇습니까. 세상에 영원히 지속되는 일이란 없는 법입니다. 지나고 보면 그 시간 그 상황은 항상 다른 시간 다른 상황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결국 인생은 하루하루를 다듬고 완성하는 여정입니다. 나태하지도 말고 초조해하지도 말고 그렇다고 자만하지도 말고 매일 매시간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물론 결과가 좋으면 더 바랄 게 없겠지만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해도 너무 상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의 결과가 내일로 이어진다는 보장을 할 수 없으니까요.

 

오래된 이야기 한 토막 해볼까요. 이스라엘 왕국 2대왕인 다윗이 어느 날 큰 전쟁에 이기고 돌아왔습니다. 승리의 기쁨을 오래 간직하고 싶었던 그는 반지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세공사를 불러 들여놓고 그는 반지를 만들라는 명령과 함께 이런 요구를 했답니다. “내가 전쟁의 승리로 기쁨을 주체하지 못할 때 기쁨을 조절할 수 있는 글귀를 반지에 새겨 넣어라. 동시에 그 글귀는 내가 절망에 빠졌을 때 용기를 북돋울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세공사의 고민이 대단했겠지요. 몇 날 며칠 머리를 싸맸지만 도무지 글귀가 생각나지 않자 그는 다윗 왕의 아들 솔로몬왕자를 찾아갑니다. 설명을 다 들은 솔로몬왕자는 세공사에게 이렇게 조언했습니다. “반지에 이렇게 새기십시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많은 이들이 이 문구를힘든 일도 다 지나간다는 의미로 알고 있나 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만사형통할 때 교만하지 말고 어려운 일에 좌절하지 말라는 뜻인 거지요 어떤 처지에 놓이든 겸손해라, 희망을 잃지 마라, 평정심을 가져라이 또한 지나가리라.’ 우리가 어느 위치에 있든 어떤 일을 겪고 있든 늘 가슴에 새겨둬야 할 지침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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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선의 窓

날짜

2018.11.0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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