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사업이 어디취미더냐"

 

 오랜 세월 사업을 하다 보면 문득문득 회의감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마음을 얻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 때지요. 이런 겁니다. 가령 새로운 회사를 가족사로 받아들이겠다고 결정했을 때. “굳이 그런 일에까지 뛰어들어야 해?” 혹은욕심이 많은 거 아니야?” 그러다가 종국에는너무 벌이는 거 아니야? 지나치면 아니 간 것만 못한 건데까지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참 여러 생각이 듭니다. “내가 지금 왜 이 짓을 하고 있나. 혼자만 잘살자는 일은 분명히 아닌데….”

 

물론 지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결국 다시 마음을 다잡게 되는 생각의 지점이 있습니다. ‘사업은 취미가 아니다, 의무다라는 확신이 들 때지요.

 

사업이란 말이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사실 대단한 게 아닙니다.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옷 한 벌, 먹고 있는 음식 한 그릇을 만드는 일이라고 할 때 말이지요. 결국 이 세상에 어떤 유용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그 일을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런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힘든 일에 부딪힐 때마다 섭섭한 일이 생길 때마다 그대로 포기해버린다면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겠습니까.

 

요즘 유행하는 TV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이른바자연인처럼 오지에서 홀로 생활하는 사람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21세기 첨단디지털시대에 자급자족하는 사람들 얘기지요. 원체 바쁘게 돌아가는 시대라 한 번쯤 이런 생활을 꿈꿔볼 만합니다. 하지만 정말 이것이 대안일까요. 모든 사람들이 혼자 살고 혼자 생산하고 혼자 소비하는원시세계로 돌아간다면 세상은 어찌 변할까요.

 

사업이란 내가 쓰는 것 외에하나를 더만드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필요하다면 말이지요. 내가 필요한 것뿐만 아니라 남이 필요한 것을 충족시키는 것, 그것이 바로 사업입니다. 그래서 세상에 쓸모 있는 가치를 창출하고, 그 일을 조직적으로 해내는 기업을 한다는 건 대단히 귀한 일입니다. 비록 사업이 이윤을 남기는 철저한 이기주의에서 시작됐을지는 모르지만 큰 틀에서 보면 모두를 위한 의무인 겁니다. 조금 더 비장하게 말하면 사업은인간 존재를 본질적으로 책임지는 일입니다.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되는 취미생활이 절대 아니란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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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선의 窓

날짜

2018.11.0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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