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와 부장이 열띤 논쟁을 한다.

장시간의 논쟁이 끝나고 CEO가 밝은 표정으로 흐뭇해한다.
본인은 논쟁에서 이겼고, 부장은 승복했을 거라면서...

 
그런데 과연 그럴까?
이건 CEO의 착각이다.

머리를 끄덕였으니까 공감했다는 생각은 오버다.
 

http://www.flickr.com/photos/alessandropinna/4974794182/




승복하는 표정이었다고?
표정을 지배할 수는 있지만 생각까지 지배할 순 없고,
설사 생각을 지배했다 하더라도 마음까지 지배할 순 없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 직원들과의 논쟁에서 이기고 나서
내가 후련하고 통쾌하니까
소통이 잘 되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상대방은 반감만 쌓였을 뿐,
CEO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기본적인 이해조차 되지 않았다.
 
나는 회사라는 조직에서 진정한 승복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이념의 결사체가 아니다.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기업은 어디까지나 이익집단이다.
 
어디 회사뿐인가?
나는 TV토론 프로그램에서 상대의 주장이 옳다고 수용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아주 간혹 겉으로 수긍하는 장면이 있었을지는 몰라도
마음에서 우러나와 공감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서로가 자기주장만 하다가 끝이다.
 
소통은 서로 통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나는 기업에서의 소통은 ‘상대를 이해시키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그렇다. 너무 욕심 부리지 말자.
이해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통을 강조하는 것은
기초공사도 되지 않은 자리에 고층 빌딩을 짓겠다는 것과 같다.
 
이해라도 제대로 시키자.
 
그러면 이해는 어떻게 시킬 것인가?
 

http://www.flickr.com/photos/agecombahia/4566101462/



첫째는 배경설명을 충분히 하는 것이다.
전하고 싶은 내용을 얘기하는 데는 5분,
전하고 싶은 내용의 의미와 배경을 설명하는 데는 55분을 쓰자.
 
전하고자 하는 얘기가 뭐가 어려워 긴 설명이 필요하냐고?
어려워서가 아니다.
관심사와 눈높이, 코드가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이해 당할 것인지 말 것인지의 결정권은 듣는 사람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좀 심하게 얘기하면 입에 떠 넣어줘야 한다.
손에 확 잡히도록 쉽고, 명확하게, 가능하면 사례와 비유까지 곁들여야 한다.

http://www.flickr.com/photos/maysbusinessschool/6802622377/


둘째는 반복하는 것이다.
내가 얘기했으니까 알아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은 정말 착각이다.
직원들은 모른다.
당신의 상상 이상으로 모른다.
알고 있어도 다르게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화성인, 금성인’은 회사 안에도 많은 것이다.
 
그러므로 귀에 딱지가 앉도록 반복해야 한다.
잔소리꾼이라는 소리를 감수하고서라도
정말 중요한 일이라면 열 번은 말해야 한다.
 
CEO가 7번 이상 같은 말을 이야기해야
직원들은 비로소 그 뜻을 이해하기 시작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그런 점에서
'10번을 얘기하지 않으면 한 번도 얘기하지 않은 것과 같다.'는
GE의 전 CEO 잭 웰치 말은 진실이다.



KG가족 회장 곽재선
KG케미칼, KG 옐로우캡, KG ETS, KG제로인,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이데일리가 가족사로 있습니다. 존경받는 기업, 자랑스러운 회사를 만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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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 TRACKBACK : 0

  • 나는나 2012.06.25 09:10 신고

    승복하는 표정이었다고?
    표정을 지배할 수는 있지만 생각까지 지배할 순 없고,
    설사 생각을 지배했다 하더라도 마음까지 지배할 순 없기 때문이다.

    부하직원으로
    이처럼 공감가는 얘기가 또 있을까?

    좋은 글 감사합니다. 포스팅 할게요.
    우리 회사 윗사람들이 읽어야 할듯


    • 그런 경우는 많을 것 같습니다.
      가슴으로 이해시키는 방법이 필요할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 김태호 2012.06.25 09:30 신고

    배경설명을 충분히 해야 한다는 말씀에는 공감하지만
    효율이 생명인 기업에서
    오랜 시간을 들여 설명하는게 현실에서는 쉽지 않은 일인 것도 사실 아닌가요?


    • 현실에서 쉽지 않죠^^;
      효율을 고려하자면 오랜 시간 설명을 하여
      소통이 잘 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은 숙명일 것 같습니다.

  • 그린파파야 2012.06.25 10:02 신고

    좋은 글이네요.
    부하직원이라면 충분히 공감가는 말입니다.
    감솨!

날짜

2012.06.2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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